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동시에 할 일이 많을 때도 마음을 지키는 지혜

바느질을 잘하는 도신이라는 사람이 스승님께 고민을 털어놓았어. 어느 날 도신은 바느질도 하고 약도 달여야 했는데, 바느질에만 정신이 팔려서 약을 태워버렸대. 마치 게임하느라 라면을 태워먹은 것처럼 말이야.

도신은 궁금했어. '바느질할 때는 약에 신경 쓰고, 약 달일 때는 바느질에 신경 쓰면 이건 또 한 가지 일에 집중하라는 말씀과 다른 것 같은데, 어떻게 해야 할까요?'

스승님은 이렇게 답했어. '그건 네가 그때 해야 할 일이었으니까 둘 다 잘 챙기는 게 맞아. 마치 운동회 때 이어달리기 선수가 달리면서도 바통을 놓치지 않게 조심하는 것처럼, 맡은 일을 모두 잘 살피는 게 진짜 집중이야.'

스승님은 이어서 말씀하셨어. '하지만 내가 굳이 신경 쓸 필요 없는 일에 자꾸 관심을 가지는 건 좋지 않아. 마치 친구가 다른 친구와 이야기할 때 참견하거나, 수업 시간에 창밖을 자꾸 보는 것처럼 말이야. 내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면 일이 백 가지여도 문제없어.'

한번 생각해 볼까?

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두 가지를 가르쳐줘. 첫째, 내가 맡은 일이라면 비록 여러 가지라도 모두 잘 챙기는 게 진정한 집중이야. 둘째, 내가 할 필요 없는 일에 자꾸 관심을 가지는 건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거지. 마치 컴퓨터가 필요한 프로그램만 실행하면 잘 돌아가지만, 쓸데없는 프로그램을 너무 많이 켜면 느려지는 것처럼 말이야.

이 이야기는 을 쉽게 풀어낸 거야.

대종경 원문

수행품 17장

양 도신(梁道信)이 여쭙기를 "대종사께옵서 평시에 말씀하시기를, 이 일을 할 때 저 일에 끌리지 아니하며, 저 일을 할 때 이 일에 끌리지 아니하고, 언제든지 하는 그 일에 마음이 편안하고 온전해야 된다 하시므로 저희들도 그와 같이 하기로 노력하옵던 바, 제가 이 즈음에 바느질을 하면서 약을 달이게 되었사온데 온 정신을 바느질 하는 데 두었삽다가 약을 태워버린 일이 있사오니, 바느질을 하면서 약을 살피기로 하오면 이 일을 하면서 저 일에 끌리는 바가 될 것이옵고, 바느질만 하고 약을 불고하오면 약을 또 버리게 될 것이오니,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하는 것이 공부의 옳은 길이 되나이까."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"네가 그때 약을 달이고 바느질을 하게 되었으면 그 두 가지 일이 그때의 네 책임이니 성심 성의를 다하여 그 책임을 잘 지키는 것이 완전한 일심이요 참다운 공부니, 그 한 가지에만 정신이 뽑혀서 실수가 있었다면 그것은 두렷한 일심이 아니라 조각의 마음이며 부주의한 일이라, 그러므로 열 가지 일을 살피나 스무 가지 일을 살피나 자기의 책임 범위에서만 할 것 같으면 그것은 방심이 아니고 온전한 마음이며, 동할 때 공부의 요긴한 방법이니라. 다만, 내가 아니 생각하여도 될 일을 공연히 생각하고, 내가 안 들어도 좋을 일을 공연히 들으려 하고, 내가 안 보아도 좋을 일을 공연히 보려 하고, 내가 안 간섭하여도 좋을 일을 공연히 간섭하여, 이 일을 할 때에는 정신이 저 일로 가고 저 일을 할 때에는 정신이 이 일로 와서 부질없는 망상이 조금도 쉴 사이 없는 것이 비로소 공부인의 크게 꺼릴 바이라, 자기의 책임만 가지고 이 일을 살피고 저 일을 살피는 것은 비록 하루에 백천만 건(件)을 아울러 나간다 할지라도 일심 공부하는 데에는 하등의 방해가 없나니라."